2021년 6월 선교편지
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6월 문안드립니다.
필리핀은 이제 무더운 더위가 지나고 우기철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필리핀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덥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필리핀에서 지낸 지 8년 차인데 필리핀이 이렇게 더웠었나 싶을 정도로 아침부터 밤까지.. 잠 못 이룰 정도로 더웠었는데 이제는 매일 같이 비가 내려서 더위가 한 풀 꺾였습니다. 할렐루야^^
2021년도 어느새 반 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필리핀에 온 지도 어느덧 햇수로 8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필리핀에 나올 때 짧으면 1-2년 길면 3-4년 정도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제 뜻과는 달리 하나님께서는 저를 8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5년 동안 민도로 지역에서 사역을 하고 2년 전에 지금 있는 울다네타 지역에 와서 개척을 다시 하게 하셨습니다.
필리핀에 있으면서 정말 수백명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선교하기 위해, 섬기기 위해 왔는데 오히려 제가 더 귀한 섬김과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저는 필리핀에서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1년 동안 안식년을 갖고자 한국에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아직 안식년 기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쉼을 가지면서 영적으로 육적으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고등학교 때부터 떨어져 지내서 함께 보낸 시간들이 많이 없었는데 부모님 밑에서 부모님이 하시는 교회, 공동체 사역을 도우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또한 다음 사역을 위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준비하고자 합니다.
싱글로 8년 동안 해외에서 있다 보니 싱글로서의 장점도 많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믿음의 가정을 이루어서 믿음의 배우자와 함께 선교지에 가서 선교사의 삶을 살기를 소망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걱정이 앞섭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안식년을 지혜롭게 잘 보낼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5-6월은 개인적으로 사역을 정리하며 학생들과 작별하는 시간을 계속 가졌습니다. 요즘 들어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들었던 학생들과 헤어지려고 하니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네요... 헤어짐은 늘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헤어짐을 반복해 왔는데도 적응이 참 안되네요....
갑작스러운 저의 통보에 아이들이 참 많이 아쉬워하고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또한 가장 아쉬운 부분은 한국에 들어가기 전 민도로 지역에 방문해서 사역자들과 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싶었는데 팬데믹으로 인해서 가지 못한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립니다... 지금 사역하는 캠퍼스 친구들 역시 다들 먼 지역에 살아서 만나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제가 간다는 소식에 아이들이 저를 만나겠다고 찾아와 주었습니다.
특히 민도로에서 사역자 DAISY가 12-13시간이 걸려서 기적적으로 제가 있는 곳에 대표로 와주었습니다... 얼마나 지금 지역 간에 이동하기가 어려운지를 제가 아는데 이렇게까지 저를 위해서 한걸음 달려와준 것이 너무너무 고맙네요..
민도로에서도 졸업한 학생들끼리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고맙다며 꽃다발, 케이크와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필리핀에서 있으면서 저의 삶과 사역을 돌아보며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잘하지 못한 것 같고 아이들한테 해준 게 없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하고 낙담하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저를 생각해주고 사랑해주고 제가 간다고 멀리서 선물을 들고 찾아와 주고 저를 위해 눈물 흘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참 많은 위로를 얻었습니다... 보잘것없는 저를 사랑해 준 아이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끝까지 함께해주지 못한 마음에 미안함이 참 큽니다... 8년간의 사역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상받는 느낌입니다.
기도제목
1. 안식년 기간 동안 시간을 지혜롭게 잘 사용하고 영육 간에 재충전하는 시간들이 되도록.
2. 다음 사역을 위한 준비들이 구체적으로 잘 준비될 수 있도록.
3. 하나님 나라와 의를 위해 믿음의 여정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믿음의 배우자를 만날 수 있도록.
4. 세워진 필리핀 2명의 현지 사역자가 신실하게 맡겨진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그리고 민도로 캠퍼스 센터와 사역자의 재정 자립을 위해서.
5. 울다네타 캠퍼스 사역과 교회 사역을 계속해서 감당하실 박성빈&이미연 선교사님을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의 빈자리가 잘 채워질 수 있도록, 남아 있는 지체들이 믿음 안에서 굳건하게 잘 설 수 있도록.
그동안 부족한 저를 위해서 그리고 선교 사역을 위해서 기도와 물질로 함께 동역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안식년 기간에도 변함없이 사랑해주시고 기도와 물질로 함께 계속해서 동역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자가격리 마치고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계속해서 선교편지로 소식 나누도록 할게요!
주 안에서 진심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